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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1 오페라 사대주의를 깨자

이강호 라벨라오페라단 단장은 클래식계에서 가장 쓴소리를 많이 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국립오페라단 단장 자격 논쟁이 일었을 때는 한국오페라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우리나라 클래식계의 잘못된 관행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글을 자주 올린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원칙에서 벗어난 짓을 많이 해서 바로잡고 싶었다. 누군가 상식을 이야기해야 바뀔 것 같았다. 왜 우리의 치부를 드러내느냐, 나중에 도움이 필요할 때 그들이 안 도와줄 것이라고 충고도 들었지만 바꿀 것은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 올린다”라고 말했다.


국내 캐스팅을 할 때도 이 단장은 대학 성악과 교수보다 오페라 전문 성악가를 선호한다. 대학교수들을 무대에 세우면 제자들이 관람을 오기 때문에 티켓 판매에 도움이 되지만 그는 이것도 과감히 포기한다. 교수라고 해서 특별히 배제하는 건 아니지만 오페라 무대에 자주 서는 전문 성악가를 더 선호한다. 그리고 스스로 ‘2군 시스템’을 만들어 성악가들을 육성한다. 그는 “성악가들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만 바라보는데 2군이 설 자리도 있어야 한다. ‘라벨라 오페라 스튜디오’를 통해 신인들을 발굴해서 트레이닝한다. 유럽 극장에서는 대부분 하고 있는 일이다. 이렇게 발굴한 신인들을 소극장 오페라 무대에 세운다. 오페라 가수는 무대를 통해서 크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아시아 초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안나 볼레나>

이처럼 깐깐한 그가 올가을에 올리는 작품이 도니제티의 <안나 볼레나>다. 화려한 기교가 필요한 벨칸토 오페라에 속하는 <안나 볼레나>는 성악가의 높은 역량이 요구되는 작품으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와 함께 벨칸토 오페라의 대작으로 꼽힌다. 1830년에 초연된 이 작품은 한참 잊혔다가 1957년 마리아 칼라스가 스칼라 극장 무대에서 부활시킨 후 극장의 고정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아시아에서는 아직 공연된 적이 없다. 이번 공연이 아시아 초연이다.


<안나 볼레나>의 주인공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어머니 앤 불린이다. 종교개혁으로 영국 성공회를 만든 군주 헨리 8세의 아내였던 그녀는 1000일 동안 왕비로 있다가 불륜죄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극적인 요소가 많은 이 작품은 이후 <천 일의 앤>이라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소프라노가 안나 볼레나 역을 맡고 메조소프라노가 연적인 시녀 조반나 세이무르를 맡는데, 죽음을 앞둔 안나 볼레나가 부르는 아리아 <왜 다들 울고 있지?>가 유명하다. 영화에서는 이때 “그 천 일 중에서 사랑한 날은 단 하루뿐이었구나”라고 탄식한다.

이강호 단장은 이번 작품에서도 국내 성악가들을 주역으로 삼았다. 소프라노 박지현,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베이스 양석진이 주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양석진은 그가 라벨라 오페라 스튜디오를 통해 양성한 성악가이기도 하다(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1월27~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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