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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7 [탁계석의 문화 돋보기] 문화도 ‘소비자 평가’ 받아들일 때


최근의 소비자 운동은 매우 활발하다. 옥시, 라돈 침대, BMW 리콜 등 손해를 입힌 것에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심한 경우 회사를 도산에 이르게 한다.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제품에 대한 모니터링과 가격 등을 세심하게 살피는 전문성이 관건이다.

그러나 생활용품과 달리 문화예술 영역은 좀 다르다. 예를 들면 공연의 경우 티켓 가격이 적정한지. 내용이 충실한지에 반응이 별로 나타지지 않는다. 일반 소비제와 예술품이 같은 잣대를 적용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문화소비자 운동이 불가능한 것일까? 아니다. 문화도 소비자 평가시대가 온다면 관객의 심미안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예술성에 대한 논란 시비가 일어나는 것 자체가 관심을 넘어 사회적 분위기를 성숙시킬 수 있다. 정치나 경제, 사회 이슈에 묻혀 무관심한 상황에서 예술의 시장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

대표적인 역사적 사건으로 프랑스 오페라의 ‘부퐁논쟁’을 들 수 있다. 계몽지식인들과 왕정파가 ‘마님이 된 하녀’라는 작품을 두고 거친 논쟁을 벌인 것이다. 미술에서도 가짜 그림 소동은 가끔씩 일어나는 것이지만 예술 전반에 대한 전문가 평가가 위축된 입장에서 소비자 평가의 등장은 새로운 방향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문화소비자’란 용어가 상용어로 쓰이다 보면 터무니없는 것의 손해는 막을 수 있다. 현재 공무원법의 적용을 받고 있는 공공 무용단의 고령화 문제가 그렇다. 방치하면 시민 고객 입장에선 최고의 예술을 향유할 권리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나 합창단도 노조가 보호막이 되어 해외 콩쿠르를 석권하고 돌아온 빛나는 인재들의 영입을 막는다면 누구의 손을 들어 줄 것인가.

시장 논리에서도 독과점을 막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선의의 경쟁을 할 때 제품의 우수성이 나타나고 소비자의 선택에 이익이 돌아온다. 예술은 최고를 지향하는 것이다. 더 엄격해야 하는데 공무원은 자기 업무에 바쁘고 시민은 관심이 없다면 소비자는 질(質) 낮은 수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 전국의 시립합창단 10곳 가까이가 지휘자 공백 사태를 맞고 있다. 선장없는 배가 어디로 가겠는가. 자율주행 자동차도 아닌데, 아무런 방침이 없다.

반면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대구시향이 4년째 티켓 매진 신화를 쓰고 있다. 대전시향과 합창단 역시 티켓 성공을, 만간단체인 라벨라 오페라단이 관객의 찬사를 받고, 어제 7일 고양시향 역시 2개월 반 전에 티켓이 매진되었으며 1인 4매 제한구매를 했다니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면 관객이 감동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때문에 관객이 없는 것을 시민 탓으로 돌리는 것은 곤란하다. 우리 지역은 이래서 안된다는 비하(卑下)다. 소비자 평가가 있어야 하는 이유이기도하다. 이 역할을 누가 맡을 수 있을까. 전문 비평가의 역할에다 각종 예술 동호인들이 나설 수 있다.

턱없이 부풀려진 오페라 티켓 가격, 백화점에는 주차료가 없는데 공연장에선 매년 상승하는 것 역시 도마에 오를 것이다. 근자에 한 소비자 운동단체가 문화영역에도 소비자 상(償)을 제정하면서 문화 평가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감이다. 소비자의 안목이 상품을 결정하듯 문화 소비자들이 비평가 수준에 이른다면 냉장고에 넣어둔 음식을 데워서 주듯 식상한 레퍼토리에 안주하는 예술단들에도 변화가 올것 같다. 결국 객석이 높아지면 눈높이에 맞는 변화는 불가피하지 않겠는가.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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